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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PSK's Review



모든 걸 떠나 개인적으로는 매우 불편했던 영화.

시저의 탄생과 성장 인간화 과정 내내
존재로서의 나를 돌아보게 만든 영화.
동양적 자아성찰을 강하게 요구한 서양 영화.

나를 이 영화로 이끈 한마디는 바로 이것
'다크나이트를 능가하는 프리퀄'

결론은? 아니다라고 단언할 수 있다.
비교도 힘들다.

가장 큰 차이점은
다크나이트에는 모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아주 표독스레 살아있다.
미스캐스팅의 오점인 레이첼을 제외하곤 
부르스, 조커, 하비, 알프레드, 고든, 폭스.... 심지어는 단역의 경찰들까지 그들 모두 제자리에서 제 역할을 110% 수행했다.

게다가, 고담시에 해가 지면 활동하는 배트맨 시리즈를 벗어나
밝은 대낮의 고담시를 거침없이 표현했고,
그런데 밝기만 밝았을 뿐, 영화적 분위기는 더욱 침잠되는 놀라운 연출까지 가미된 다크나이트에
어찌 '진화의 시작'이 비교가 될수 있을까...

[진화의 시작]에는 오직 시저만 있다.
오직 시저만!!!

주인공 윌을 연기한 제임스 프랭코조차 영화 속에 뭍히지를 못하고 겉돌기만 했으니, 하물려 다른 캐릭터들은 어떠했을까.
어색한 등장부터 이상했던 캐롤라인, 계속 당하기만 한 옆집 조종사, 치매의 아버지, 그리고 유인원 보호소의 악당 톰펠튼까지 뭐하나 인상적인 역할이 전혀 없다.

굳이 뽑으라면 시저의 앤디 서키스 정도로랄까.
그도 영화 말미엔 인간을 연기했으니, 뭐 어느정도의 감동은 반감되기는 했다.

그리고 더 안타까운점은 영화 구성 및 전체적인 개연성이 충분치 못하다는 점이다.

너무 서두르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거친 유인원들을 다루지 못하는 인간들이 스스로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수단도 전혀 갖추지 못했다는 점도 이해하기 힘들다.

캐롤라인의 등장. 윌의 과학적 활동, 시저를 괴롭히는 인간 악당, 시저를 구하기 위해 전혀 적극적이지 않은 윌,
그리고  112는 주사액이었으나 113은 기체화한 것도 이야기를 이끌어 가기 위한 억지에 가깝다.
좀더 전후좌우 관객에게 좀 더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뭐 영화적인 얘기는 여기까지다.

다만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내가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한 연약한 존재가 자신의 어떠한 보호기재가 순식간에 제거되었을때 경험하게 되는 공포, 두려움, 고통 등이
고스란히 나에게도 전달되었다는 점이다.
뛰어노는 어린 시저와 장난치는 시저를 보면
그곳에 나의 어린 아이가 투영되었다.

낯선 곳에서 큰 정신적 충격을 받고 있을때도 
내 아이가 그럴수도 있겠지라는 생각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윌의 안이한 행동이 더욱 이해가 안갔고, 영화의 몰입도가 떨어졌는지 모르겠다.
그는 스스로 자신을 시저의 아빠라고 지칭했음에도 말이다.

또하나는
내가 누리는 이 문명은 결국 인간을 포함한 많은 생명의 희생으로 건설된 피의 제국이라는 점이다.
내가 마시는 음료, 약, 문명의 혜택 모두에는
그에 상응하는 어쩌면 더 큰 희생이 있지 않았을까

단지 인간이라는 이유로 다른 존재(생명)를 
가차없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실험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인가?


그렇게 쌓은 문명임이 확실한데
나의 심장은 그들의 억울한 희생이 너무나 안타까운데 
그런 문명을 난 거부할 수 있을까?

못한다.
그래서 난 비겁한거다.
그래서 영화가 아니 영화 안의 하나의 화두가 내내 고통스러웠던 거다.

그리고 말까지 하게된 유인원...
그들에게도 영혼이 있는 것일까?
원래 있었던가 아니면 없던 것이 사고를 하면서 생기게 된 것일까?

존재에 대한 불확실한 확신이 이 영화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감독에게도 고민이었겠지
내게도 역시 그것은 평생 궁금해할 문제이다.

by Lachrimae | 2011/09/15 14:21 | 有我內夢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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